나는 취미가 많은 편이다. 지금 생각나는 것을 나열해 보면, 글 쓰기/그림 그리기/피아노 연주/작곡/소설 쓰기/요리/책 읽기/공상(?)/게임/만화책 보기/먹기(?) 정도인데, 요즘 이 중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는 것 같다. 그건 왜일까?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본다.
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시간이 없다- 라는 것은 사실 핑계고,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나는 자꾸 다른 걸 하느라 그 아이들을 하지 못하고 있다, 라는 게 더 맞을 것 같다. 여기서 하고 싶은 것이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, 첫째로 하고 있을 때 재미있는 것, 둘째로 하고 있지만 그다지 재미는 없는 것 정도일 듯하다. 후자의 경우 예를 들면 공부 따위가 될 수 있겠지.
물론 일이 바쁜 것도 맞다.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을 수면으로, 4~5시간을 출퇴근하고 밥 먹고 화장실 가고 씻는 뭐 이런 필수불가결한 것들을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약 11~12시간. 이 중 최소 9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는 거니 내게 주어진 여유시간은 약 2~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. 이 시간을 쪼개서 다른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, 라고 나는 생각한다.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적은 잉여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단 난 아니다.
이렇게 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때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중 보통 전자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. 여기까지는 솔직히 핑계 반, 자기반성 반의 마음으로 글을 쓴 거고,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“그래서 어떻게 전자와 후자를 잘 할 것이냐”이다. 사실 답은 정해져 있다. 전자를 잘 하려면 잉여 시간을 잘 쓰면 되고, 후자를 잘 하려면 잉여 시간을 잘 쓰면 된다. 그런데 그게 잘 안 되어서 고민인 거다. 그래서 아래 항목들을 1차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.
하고 있을 때 재미있는 것
- 책 읽기
- 글 쓰기
- 그림 그리기
- 피아노 연주
하고 있을 때 재미없는 것
- sql
- r
- 운동
아, 너무나 명확하다. 후자는 대부분 공부구나. 그래도 어쩌겠어, 해야 하는 걸. 일단 이 7가지를 한 달 동안 해 보려고 한다. 나는 내 성격을 잘 아니까 처음부터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을 거다. 그냥 바로 부딪치는 게 나을 것 같아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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